북한 노예지수 1위…260만명 강제노동 시달려
북한이 세계 최악의 `현대판 노예 국가`로 지목됐다. 북한 비핵화 못지않게 참혹한 인권 현실에 국제사회가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호주 인권단체 워크프리재단(WFF)의 `2018년 세계노예지수(GSI·Global Slavery Index)` 보고서를 인용해 "260만명 이상의 북한 주민이 `현대판 노예`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북한 당국의 감시 아래 국내외에서 강제노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인구가 2600만명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민 10명 가운데 1명은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WFF는 이번 보고서에서 "조사 대상 167개 국가·지역 가운데 북한의 현대판 노예 인구 비율이 가장 높다"면서 "이번 조사에서 탈북자 50명을 인터뷰한 결과 1명을 제외하고 모두 `강제노동`의 국제법적 정의에 부합하는 경험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는 북한 내 현대판 노예 문제를 전면에 세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에 이어 에리트레아, 부룬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이 노예 인구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매일경제(2018.07.20) news.mk.co.kr/newsRead.php?no=458729&year=2018
[인터뷰: ‘노예지수’ 발표 워크프리재단 조사국장] “북한과 협상에서 인권 문제 반드시 제기해야”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현대판 노예국가’로 지목한 ‘워크프리재단’의 피오나 데이비드 국제조사국장은 북한과의 어떤 협상에서도 인권 문제를 반드시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데이비드 국장은 20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을 ‘개인의 결정권이 전혀 없는 곳’으로 묘사했습니다. 데이비드 국장을 안소영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먼저 ‘워크프리재단’이 어떤 단체인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데이비드 대표) 워크프리재단은 호주에 있는 인권단체로 2010년에 창설됐습니다. 저희의 목표는 여러 나라에서 자행되고 있는 ‘현대판 노예’ 제도를 방지하는 것이죠. ‘현대판 노예’란 위협과 폭력, 강요, 물리적 힘에 의해 자유를 착취당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피해자는 그런 상황을 거부하거나 피할 수 없고요. ‘현대판 노예’는 은밀하게 운영되기 때문에 정확한 피해자 수를 추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4천 만 명 정도가 이런 상황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4명 가운데 1명 정도가 어린이고요.
기자) 6년 째 ‘세계노예지수’ 보고서를 발간해 오고 계십니다. 북한이 2018년 최악의 노예 국가로 지목됐는데, 북한을 조사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셨습니까?
데이비드 대표) 북한에 대한 조사 방식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상당히 다양합니다.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인데요. 다른 나라의 경우, 저희 조사 팀이 직접 들어가 설문 조사를 벌입니다. 북한의 실태는 전문가와 유엔, 미국 국무부의 검증된 인권 보고서 등을 토대로 북한에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현대판 노예'로 살아가는지 조사해 왔습니다. 그런데 올해 처음으로 새로운 방법을 도입했습니다. 바로 탈북자들의 증언을 들어본 건데,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기자) 탈북자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으셨겠네요.
데이비드 대표) 저희는 1년 동안 탈북자 남성과 여성 50 명을 만났고, 그들의 어린 시절과 또 북한을 빠져 나오기 전까지 어떤 일을 했는지 들어봤습니다. 북한의 노동 실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정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고 ‘노동전투’라는 개념도 처음 들어봤습니다. 임금을 지불 받지 못하면서 새벽부터 밤까지 쉴 새 없이 일만 하는 거죠. 위험한 공사 현장, 농장 등 노동이 필요한 모든 곳에서 말이죠.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요.
기자) 이번 보고서에 지목된 다른 나라들과 북한을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눈에 띄었나요?
데이비드 대표) 세대를 거쳐 ‘형벌’이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만약 조부모, 부모가 북한 체제에 거슬리는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그 자손들까지도 처벌 받는다는 점입니다. 지저분하고 위험한, 아니면 광산이나 도로건설 현장 등 열악한 곳에서 강제 노역을 하게 되는 겁니다. 교사 등 전문직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무급으로 일을 해야 합니다. 정말 본인의 인생에 대해 그 어떤 것도 결정할 수 없는 곳이 북한입니다.
기자) 이번에 발표한 ‘세계노예지수’ 보고서가 국제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전하길 희망하십니까?
데이비드 대표) 미-북 간, 혹은 국제사회와 북한 사이의 모든 대화에서 북한 주민의 존엄성과 안전을 위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노력은 옳은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인권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북한과의 협상을 하는 데 있어, 북한 정권이 어떻게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지에 대해 눈 감으면 안됩니다.
기자) 북한 노동자의 권리를 조금이라도 향상시키기 위해 국제사회는 어떤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까요?
데이비드 대표) 북한산 제품을 수입하지 말아야 합니다. 북한 정권 강제 노역과 노예 제도를 지원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또 한가지 ‘워크프리재단’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폴란드 혹은 다른 유럽연합 국가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에 대한 부분인데요. 저희는 그 곳에서 일하는 북한인들을 강제 노동자로 간주합니다. 따라서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된 나라의 정부는 이들의 노동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도 자유와 존엄을 누릴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함께 나서야 하는 겁니다.
지금까지 ‘2018 세계노예지수’ 보고서를 발간한 ‘워크프리재단’의 피오나 데이비드 국제조사국장으로부터 북한 실태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안소영 기자였습니다.
출처: VOA (2018.7.21) https://www.voakorea.com/a/4491876.html